미국 바이오기업 버텍스, 임상시험 결과 공개 2025.06.22 11:43당뇨병 환자가 사용하는 인슐린 주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식 치료로 중증 제1형 당뇨병 환자 10명이 인슐린 주사 없이 정상적인 혈당을 유지하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환자가 사용하는 인슐린 주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식 치료로 중증 제1형 당뇨병 환자 10명이 인슐린 주사 없이 정상적인 혈당을 유지하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슐린이 반드시 필요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로 완치 가능성을 제시한 첫 임상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바이오기업 버텍스파마슈티컬스(이하 버텍스)는 ‘지미슬레셀(zimislecel)’이라는 치료제를 환자에게 사용해 인슐린 투여 없이 혈당을 유지하는 효과를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1일(현지시간)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20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지미슬레셀은 사람의 줄기세포를 췌장 내 인슐린 분비세포인 췌도세포로 분화시킨 뒤 체내에서 인슐린을 자율적으로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주입된 세포는 간에 정착해 혈당 농도에 따라 인슐린을 분비한다. 버텍스 측에 따르면 환자는 인슐린 주사 없이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제1형 당뇨병 치료가 인슐린을 매일 정량 주사하는 방식이었다면 지미슬레셀은 체내에 새로운 인슐린 분비 시스템을 구축해 근본적인 치료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지미슬레셀 치료를 받은 12명 중 10명은 치료 1년 후까지 인슐린 주사 없이도 혈당을 유지했다. 나머지 2명도 인슐린 투여량이 크게 줄었다. 대다수 환자는 이식 후 6개월 이내에 인슐린 투여가 중단됐고 저혈당 증상은 치료 후 90일 안에 사라졌다.

참가자들은 모두 제1형 당뇨병 중에서도 '저혈당 인식 저하'라는 중증 합병증을 겪는 상태였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져도 떨림이나 식은땀 같은 경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로 의식 소실이나 발작,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트레머 라이히만 캐나다 토론토대병원 교수는 “환자들은 매일, 매순간 혈당 수치를 걱정하며 살아야 했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치료는 그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미슬레셀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면역억제 부작용이 기존 장기 이식에 비해 덜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장기적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버텍스는 현재까지 중증 제1형 당뇨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만 확보됐다고 밝혔다. 치료제의 가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뒤 공개될 예정이다. 후속 데이터를 확보해 2026년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참고 자료>
- doi.org/10.1056/NEJMoa2506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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